안녕하세요.
프랑스에 사는 마몽 코레안입니다.

몇 달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핫하다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모든 매체에서 앞다투어 보도를 했었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또 미국에서 유럽으로 그 인기가 넘어오게 됐습니다.

저는 평소에 드라마는 잘 안 보고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이번 학기 때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게 된
남편이 한국어 공부도 하고 드라마도 볼 겸 해서 저와 같이 보자고 해서
불금에 아이를 시모님께 맞기고 그날 처음 1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집에는 티브이가 없어서 남편의 노트북으로 시청을 했습니다.
집에 티브이가 없는 이유는 아이에게 너무 이른 나이에 대중 매체의 노출을
시키면 여가시간에 티브이 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다른 아날로그식 감성 놀이에 흥미를 잃을까 봐
저희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티브이를 처분했습니다.
<티브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더 많은데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
<우선 오징어 게임 이야기부터 할게요.>

오징어 게임을 보다가 남편은 피곤해서 잠들어 버렸고 저는 2회차까지
보다가 너무 잔인한 장면들이 나와서 시청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아 이런 드라마는 내 취향이 아니라 나는 별루..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뉴스에 간간이 초등학교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따라 한다는 내용이 보도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어떤 미친 부모가 애들하고 그런 드라마를 보겠냐?
부모가 미친 게 아니면 더 큰 형제들이 있는 아이가 형제들과 같이 보던가
아니면 나이가 많은 형제가 보고 이야기해준 거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딱 어제 제가 저의 5살짜리 아들 하교를 시키려고
어린이집에 갔는데 선생님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오늘 00이가 아주 Vilain (빌런:악당,개구장이,버릇없는 ) 아이였다.
그래서 왜?라고 물어봤더니 00이가 오늘 레크레ㅣ이션 타임에
밖에 나가서 아이들과 놀 때 un deux toi soleil pangpang
(하나, 둘, 셋 해 or 태양, 팡팡->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팡팡)
손으로 총 모양을 하고 머리에 쏘는 시늉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그 말을 듣고 황당해서 깜짝 놀라는데 선생님이
나한테 한 질문이 더 황당하더라고요.
너 오징어 게임을 00이랑 같이 보았니?

나는 어이가 없어서 아니 우린 오징어 게임을 보지도 않았지만
일단 우리 집에는 티브이가 없어서 뭘 같이 볼 수가 없어.
혹시나 남편이 나한테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아이가
들었으면 모를까 그렇다고 해도 남편이 00이 앞에서는 총 쏘는 시늉은 안 한다.
00 이는 장난감도 칼이나 활 총 같은 장난감도 없다.
남편이 하는 이야기를 00이가 들었을 수도 있지만 나와
남편은 아이 앞에서 폭력적인 제스처나 말도 안 한다.
00이가 그렇게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니까

그때 서야 선생의 얼굴이 심각한 표정에서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아 그래 그러면 레크레이션 할 때 다른 애들이 그런 걸 00이가 듣고 따라 했나 보다"라고
말했고 나는 "그런가 보다 일단 내가 아이와 이야기해보고 내일 다시 이야기해 보자"라고 하고
우리는 "그런 폭력적인 장면이 들어간 드라마를 애와 같이 보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아이에게 누가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아이가 말을 하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혹시 아빠가 그런 거 볼 때 너도 옆에 있었어? " 하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고" 어린이집에서 친구가 그랬어?"라고 물어봐도 말하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답답해서 아이한테 대답을 듣고 싶었는데 ..
일단 아이가 싫다니까 다그치지 않고 아이한테 뭐가 잘 못된 건지는 말 해줬습니다.
"엄마는 혼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앙 두 토와 쏠레이(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해도 되는데 그다음에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하면서 팡팡하는 건 좋은 건 아니야."
"누가 그 말을 먼저 했는지 아니면 니가 티브이나 태블릿에서 본 건지는
말하기 싫으면 말 안 해도 되고 니가 말하고 싶을 때 나중에 말해줘도 돼."
라고 말해 줬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혼자 놀다가 자기가 와서 말해주더라고요.
어린이집에 자기 보다 더 큰 라훌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자기 집에는 자기가 대장이고 어린이집에서도 자기는 대장이라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면서 움직이는 사람이 있으면 총으로
쏜다고 하면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후에는 일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팡팡으로 바뀌었네요.
프랑스 말로는 앙, 두, 토와 쏠레이가 앙, 두, 토와 쏠레이,팡팡
아니 그 아이도 많아 봤자 5살과 6살 사이 일 텐데..
애가 본 건지 애 큰 형제들이 보고 그걸 이야기해줘서 그런 건지 ..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건가요?
저희 아이는 아직 어려서 죽는 게 뭔지 총을 쏘면 죽는다는 것도 잘 모르거든요.
일단은 설명은 해서 총 쏘는 시늉은 안 한다고 했는데 .. 정말 난감하네요.
그리고 그 선생님도 선생이니까 애가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니까
저한테 애랑 같이 오징어 게임을
봤냐고 물어보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
그걸 물어본 게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한국 사람은 그런 걸 애들하고
같이 본다고 생각해서 아니면 그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다른 프랑스인 부모들한테도 그렇게 물어봤을까요?
뭐 여기는 충격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부모들도 가끔 있으니까
(산달 되어서 배 나오고도 담배 피고 )
(이런사람들 가끔볼수 있어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본 거겠죠?
제가 너무 멀리 갔나요?
여기는 뭐만 하면 인종차별에 색안경 끼고 보니까
당연한 일인데도 제가 너무 오버를 해서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오버하는 거죠?
선생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 그냥 흘려버립니다~
물론 아침에 아이 등교시키면서 말했어요.
라훌이라는 아이가 먼저 시작했다고요.^^
그리고 00이는 이제 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하는데
머리에 대고 총 쏘는 시늉하고 빵빵은 안한다고
저랑 약속했습니다.
한국에 아이들은 이런상황이면 어떻게 하시나요?
혹시나 아이들 키우시는 분들 계시고 이런 상황에 처해 보신분들
계시면 정보 공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마몽 코레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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