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인데 좀 길어요.
가끔 일어나는 일인데 이런 일들을 "프랑스가 프랑스 했네"라고 합니다. ㅎㅎ

저희 아파트에 전체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는데요.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외관만 덧칠하고 출 입구 쪽 문만 바꾼 게 다예요. 저희 주방 천장 저렇게 해 놓고 5개월이 지나도록 그대로인 것도 있어요. 그런데 오늘 싱크대와 세면대 변기 교체해 주기로 한 날이라 다행히도 아침 8시에 교체해주기로 한 분들이 집 벨을 눌렀어요.
문 여니까 인사도 안 하고 그중에 인상 제일 더러운 산적같이 생긴 사람이 싱크대 교체하러 왔다고 해서 제가 "알았다 마스크 쓰시고 들어오세요"라고 하니까 마스크 있다 이러고 제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서 마스크를 쓰더군요.
그런데 그 산적 같은 사람이 저희 집 싱크대랑 욕실을 같이 작업하는 다른 2 사람들이랑 살펴보더니 욕실에서" Ils sont chie quoi"(영어로는 they are shxx, what?)
뭐 이런 뜻인데 한국어로는 정확히는 모르겠고 아마도" 재들은 구리다. 똥이다" 뭐 이렇게 말하는 걸 거예요. 아니면 "재들은 뭐야 젠장.." 뭐 이런 느낌?

욕실도 정리 다 하고 교체한다는 부분도 다 치웠는데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여기는 원래 저희 올 때부터 찌든 때가 많아서 청소를 해도 안 지워지는 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왜 남의 집에서 저런 말을 할까 순간 기분이 나빴는데 남자 3에 저는 그래도 여자고 프랑스 말도 더듬이라 말을 저렇게 함부로 하는 사람하고 말을 섞으면 오히려 더 심한 욕이 나올까 봐 그냥 삭히고 있었어요.
제가 방하고 거실 환기 시키고 있는데 남편이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려고 갔다가 어린이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아이랑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어요. 다행히 지난주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내서 아이는 검사는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아파트에 들어오면서 교체 작업하시는 분께 인사하고 물어볼 거 물어보다가 그 산적 같은 사람이 마스크를 거의 입이 나올 정도로 내리고 있어서 남편이 정중히 "무슈~ " 하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그 산적같이 생긴 사람이 싫다고 자기 일할 때 옆에 아무도 없으니까 자기는 자기 맘대로 할 거라는 무슨 멍멍이 같은 소리를 하고 남편은 아이도 있고 아이 어린이 집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그러니 집에 다른 사람도 있고 하니까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했는데 그 사람은 자기는 마스크를 자기 맘대로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막나가는 사람들 못 참는 남편이 그 사람에게 그럼 나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긴 나간다고 "j'en ai rien à foutre"(I don't give a fuxx)이라고 소리 지르고 욕했어요.
그 사람이 나갈 때 하도 입이 걸레라서 남편이 애도 있는데 입조심하라고 하니까 "Je fais ce que je veux( i do what i want) 이러고
그쪽 회사에 컴플레인 하려고 전화하면서 같이 일하던 사람한테 그 사람 이름 뭐냐고 하니까 젊은 사람은 말해주려 했는데 다른 나이 든 사람이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 안 해주고 남은 두 사람들도 싱크대 문짝 떼고 변기 커버 떼다가 다 따라 나갔어요.
아니 이게 "일송 쉬에 꽈"라고 할 정도의 상태인가요?
변기 뚜껑도 떼어갔어요. 아이도 있는데 아이 응가 할 때 걸 터 앉아서 응가 해야 돼서 제가 가서 손잡아 줘야 돼요.

그 사람들 소속 회사에 전화했는데 더 황당한 건 자기네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대요. 그리고 저 상태로 저희 보고 새해 지날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더 충격적인 소리를 하네요.
아니 밥은 해먹을 수 있을까요? 와 이건 오늘 하루 똥 밟은 건데 그냥 프랑스에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아니 내 집에서 마스크 좀 써달라는 게 그게 그렇게 큰 잘 못인가요? 자기네들은 할 말 안 할 말 참지 않고 다하면서 남이 뭐라고 한 마디만 하면 초사이언이 되는 이상한 사람이네요.

물론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지만 요즘 들어 더 그렇다고 느껴지네요. 어휴..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 있었어야 했나요? ㅜ.ㅜ
그래도 컴플레인 30분 동안 했는데 전화받는 사람은 또 무슨 죄가 있을까요?
휴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 어린이집에 코로나 케이스 나왔는데 걸린 아이가 1명뿐이라는거죠. 뭐 그것도 믿을 만한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죠.
프랑스에서 살게 되면 이런 정도의 일상생활 스트레스를 감당하셔야 할 거예요.
진짜 저는 프랑스에서 살지만 프랑스에서 사는 건 많이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셔야 하는 일 같아요. 어디를 가든 장, 단점이 있지만 제가 프랑스 살면서 가장 힘든 부분들이 이런 부분들이에요. 프랑스는 첩첩산중, 안하무인, 내로 남불이 가장 어울리는 나라 같아요.
여행은 한 번쯤 와보시면 좋은 것 같고 유학도 괜찮은데.. 이민으로 살기에는 .. 잘 생각해 보시고 .. 제가 7년 동안 겪었던 일들 차근차근 올려 보겠습니다.
오늘의 프랑스가 프랑스 한 껀 했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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