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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활

프랑스 크리스마스 명절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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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마몽 코레안입니다.

프랑스의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에는 모든 가족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밥을 먹으면서 밀려있던 수다들을 떠는데요.

집안의 어른들이 많이 계시면 각자 집안의 어른집에서 3일 동안 할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시할머니 댁에서 23일, 시외삼촌네서 24일,시모네서 25일 이렇게 리허설,본방,재방을 장소만 바꿔서 하는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결혼 초기에는 뭣 도 모르고 다 갔었는데 지금은 25일에만 갑니다. 나머지는 남편과 아이가 알아서 저 없이 가서 즐기다 옵니다.

남편은 일주일에 1-2번은 시댁 가족들을 만나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 뭔 놈의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재탕 3탕을 해서 오후 1시 부터 밤 10시 또는 자정까지가 되어서야 가족 모임이 종료가 된답니다.

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서 이런 긴 시간의 모임은 진짜 싫으네요.

그냥 밥만 먹고 몇 시간 차를 마시다가 보내는 거는 할 만한테 이건 엄청난 감정이 소비되는 감정 노동임이 틀림없어요.

크리스마스에 제일 신난 건 아무래도 아이들이죠. 남편의 형제, 누나 자식 중 5살 동갑내기들이 3명이에요.

저의 아들인 병아리 포함이에요.

원래 옆에서 임신을 하면 샘이 난다는 그런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희 병아리가 태어나고 2달 있다가 10년 동안 아이를 안 가졌던 시누가 둘째를 낳았고요. 6개 월 후에는 큰 형님이 첫째를 낳았습니다. 그쪽도 동거는 10년 넘게 했었는데 애는 없었어요. 그런데 딱 저 임신하고 나서 가족 중에 2명이 임신을 한 거죠. 그래서 저희 집 병아리랑 같은 나이 아이들이 2명 더 있는 거죠.

그때는 사실 첫째 시누에게 좀 짜증이 났었긴 했어요. 자기 큰 자식 10살 때까지 애도 안 낳고 큰 애라고 귀여움이란 귀여움은 다 받고 시아버지 찬스로 아들 학교도 비싸게 보내면서 다녔으면서 병아리 태어나서 귀여움 좀 받아보려고 하니 둘째를 딱 낳아 놓아서 저희 병아리랑 첫째 시누 둘째 아들과는 모든 가족들이 비교를 하게 되는 친구인 동시에 경쟁자가 되었습니다.

시누이 애들 보면 할 말 참 많은데 ... 더 웃긴 건 이름이랍니다. 이름이 시작하는 영어 약자가 같아요. 그래서 시누와 저의 병아리 첫째 이름이 알파벳은 같은데 발음이 그대로 되는 알파벳이라서 시누 아들이랑 저희 아들이랑 돌림자를 씁니다. 진짜 웃기고도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네요.

 

플러스 더 황당한 건 제가 저의 아들의 이름을 지을 때 lee 자와 I 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시모가 너무 아시아 이름이다 그거 한국 이름이냐고 물어보고 너무 아시아틱 하다고 하고 진짜 구린 프랑스 이름을 추천해 줬었거든요.

요즘 누가 애들한테 이런 이름을 줍니까? 영어 발음은 몰라도 .. 프랑스 발음은 콧 소리가 너무 나서 구림.

예를 들면 가방,옹리(헨리),리옹(리온), 뭐 이런 콧 소리 들어가는 프랑스 정통 100년 전 이름을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올드하다 우리나라에서 리옹 유행했을 때가 언젠데 아직도 그 이름을 쓰라고 하냐면서 남편 이름 누가 지었냐고 물어봤었어요.

남편 이름은 시모가 지어 주셨고 프랑스에서는 너무 흔해서 남편 학교에서 한 반에 3-5명씩 있었던 이름이었어요. 친한 친구 중에 같은 이름 가진 친구가 2명이 더 있어서 자기 같은 이름 친구들 모임도 있어요.^^

 

남편 이름도 시어머니가 지었으면서 저는 왜 시모가 추천하는 100 년 전 이름을 내 아이에게 주어야 할까요? 그래서 이름 여러 개 주는 거 아이에게 그렇게 좋은 거 아니고 한국에서 한국 이름 쓰고 프랑스에서 프랑스 이름 쓰는 것도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름이 여러 개면 해외에 다니면서 중요 서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남편 이름이 성 빼고 3개거든요. 그래서 전에 남편이 호주에서 비자 받을 때 이름이 3개인데 쓰는 란에 이름이 다 안 들어가서 비자 발급이 오래 걸리고 출입국 관리소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는 아이가 태어나면 한국 이름도 아니고 한국이나 미국 어디서든 부르기 쉬운 이름을 줄 거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뭐 애 엄마가 그러니 알았다고 했겠죠.

저는 아이 이름을 스코틀랜드식 이름을 줬고 그걸 가지고 또 시모는 너무 아시아 이름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이름은 스코틀랜드 이름이라고 말해줘도 계속 아시아 이름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아시아 이름이면 어때요? 엄마가 아시아 사람인데 그게 뭐 죄가 되나요?아시아 핏줄인 걸 숨겨야 되는 건가요?

 

아프리카 흑인들 이름이 주마,딤보, 뭐 이런 이름이 아니더라도 아프리카 흑인들 이름이 찰스 주니어 또는 쟝 폴 고티에 이러면 이상 하듯이 저도 제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이름을 찾아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딱 제 아들이 태어나고 2달 후에 쌤통, 시모와 시할머니께서 적잖이 황당한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일본빠인 시누께서 아이 이름을 지었는데 일본식 이름을 지어줬네요.

ㅋㅋㅋ 그래서 결국은 누구 이름이 더 아시아틱 하게 되었나요?제 아이의 이름은 스코틀랜드 이름 시누의 이름은 일본식 이름

 

 

보시면 제 아이는 갈색 머리에 얼굴은 동남아시아와 백인의 혼혈같이 생겼고 시누의 아이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입니다. 제 아들은 여기서는 그냥 타입 아시아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밖에 놀이터에서 놀 때 이름을 부르면 사람들이 둘이 이름이 바뀐 줄 알아요.ㅋㅋㅋ

 

 

사실 프랑스 명절이라고 하면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살면 크게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요. 저는 시모 댁에서 3개월도 있어봤고 결 혼 7년 차인데도 시모 댁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시모가 저보고 일을 거들라고 한 적도 없어요. 처음에 와서 설거지를 한다고 했을 때에도 그런 건 너네 집에서 하고 우리 집에서는 그런 거 할 사람들이 많으니까 쉬다가 가라고 했었어요.

한국에 비하면 시모의 도움을 덜 받지만 가까운 거리에 살아도 저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살아서 크게 힘든 건 없어요.

그런데 프랑스에서 살면 언어나 문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서로 다른 문화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거나 프랑스 문화가 주류 문화이기 때문에 프랑스 문화를 따라야 한다는 사상이 거의 모든 프랑스 인들에게 답재가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포스팅은 나중에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 같이 찜찜하고 불만스러우면 뭐든 입으로 말하는 스타일, 못 참고 욱하는 게 아닌 화 안 내고 이건 아니라고 말하고 답답해하지 않는 스타일들은 프랑스에서 살기에는 괜찮아요.

저처럼 시모가 뭐라고 하면 안 지고 이건 아니라고 시모 얼굴 빨개질 때까지 내 생각을 말하는 스타일은 살기 좋아요. 남이 날 싫어하든 말든 나는 내가 할 말은 한다 하는 사람들은 살기 편합니다. 저는 남편이 저한테 잘 못하는 거 농담 좋아하시는 시모, 시부, 시할머니 앞에서 웃으면서 농담하면서 다 일러바쳐요.

 

전에는 참았는데 참으면 저만 힘들고 병 생기는 것 같아요. 이제는 다 그냥 말해 버려요.

그 사람들이 제 편을 들든 말든 저는 상관없어요. 이런 일이 있었고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인지한 일이다를 그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죠. 그러면 남편이 제 앞에서 더 조심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일일이 말하는 거 귀찮고 왜 내 맘을 못 알아주나? 왜 사람이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야지 왜 얘네들은 나한테만 그럴까요? 나만 아프고 힘들구나 ..라고 맘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을 먹는 분들이시면 프랑스에서 사시면 엄청 힘드세요.

프랑스에서 살게 되면 말을 많이 해야 하고 남들이 말하는데 치고 들어갈 줄도 알아야 하고 이타적보다는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어야 해요.

나는 내 할 말 다하고 내가 불공평하다고 생각되면 참지 않고 맞서겠다 이런 의지가 보이는 사람들한테 프랑스 사람들은 편하고 잘 대해줍니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처럼 조용 조용하고 말 잘 듣고 착하고 뭐든 다 "yes"라고 하는 사람들은 쿨한 게 아니라" 아 재는 뭐든 yes니까"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 저는 처음부터 할 말 다 하고 살았었냐고요? 아니요.. 저는 옆에서 누가 큰 소리만 내도 놀라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사람이었고 학교에서 발표 같은 거 못하고 발표하라고 하면 얼굴 씨 뻘겋게 되어서 발표도 더듬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프랑스에서 살다가 보니까 살려고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바뀌었네요.프랑스인인데 프랑스 부적응자랑 살아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ㅎㅎㅎ

감사합니다.마몽 코레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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